Skip links

판례평석

[판례평석][집합건물, 공유물 변경] 대법원 2024. 10. 31 선고 2024다202317 판결 [건물등철거]

※판결요지※

[1]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 이라 한다) 제20조에 따라 분리처분이 금지되는 대지사용권이란 구분소유자가 전유부분을 소유하기 위하여 건물의 대지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로서, 구분소유의 성립을 전제로 한다. 1동 건물의 구분소유자들이 당초 건물을 분양받을 당시 대지 공유지분 비율대로 그 건물 대지를 공유함으로써 집합건물법상 대지사용권을 가지는 경우에는 별도 규약이 존재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분소유자들이 그 대지에 대하여 가지는 공유지분 비율과 상관없이 대지 전부를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적법한 권원이 있다.

그러나 그 대지에 관하여 구분소유자 외의 다른 공유자가 있는 경우에는 공유물에 관한 민법의 일반 법리에 따라 대지를 사용ㆍ수익ㆍ관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1필의 대지 위에 집합건물과 일반건물이 공존하고 있고, 집합건물 구분소유자들에게는 집합건물법상 대지사용권이 있는 반면 일반건물 소유자들에게는 대지에 대한 민법상 공유지분이 있는 경우, 집합건물 구분소유자들과 일반건물 소유자들 사이의 대지 이용관계에는 공유물에 관한 민법의 일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2] 공유물의 변경은 공유물을 그 자체의 경제적 용도에 따라 활용하는 이용행위나 공유물의 사용가치 내지 교환가치를 증대시키는 개량행위를 넘어서 공유물에 사실상의 물리적 변화를 가하여 공유자들의 공유물 이용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공유물의 변경은 공유자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하는 공유물의 관리(민법 제265조 본문)와 달리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할 수 있다(민법 제264조).

어떤 행위가 공유물의 변경에 해당하는지는 그 행위가 공유물의 외관이나 용도에 본질적이거나 현저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공유물에 대한 사용ㆍ수익 방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 행위로 발생하는 비용이 얼마나 큰지, 공유자 전원이 그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적정한지, 그 행위의 목적이 정당한지, 그 행위로 영향을 받게 되는 소수 지분권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공유자 전원의 의사 일치가 요구되는 정도로 중대한 행위인가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대지 공유자 중 일부가 대지에 적법하게 건축된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데 그 건물을 철거하게 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유물인 대지의 변경에 해당한다.

※판례평석※

집합건물에서 각 구분소유자들의 대지사용권이란 구분소유자가 전유부분을 소유하기 위하여 건물의 대지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로서, 구분소유의 성립을 전제로 합니다. 이 대지사용권이 있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분소유자들은 그 대지에 대하여 가지는 공유지분 비율과 상관없이 대지 전부를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적법한 권원이 있게 됩니다. 쉽게 설명해서 나는 아파트의 한 호실에서 살고 있고, 내 아파트의 등기를 보면 대지권 비율은 일부에 불과하지만, 내 아파트가 있는 동의 대지를 모두가 대지권 비율과 상관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위 사안은 특별하게도 한 필지의 대지 위에 집합건물과 일반 건물이 공존하고 있는 케이스였고, 이 경우 대지의 사용에 관해 어떤 법리가 적용되어야 하는지가 문제되었던 사례입니다.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들은 일반건물의 소유자들에게 일반건물의 철거 및 토지의 인도를 청구하였고, 이에 대해 1심, 2심 판결 모두 이를 기각하였습니다.

원심은 기각의 근거로 “집합건물 대지의 관리를 변경하는 행위로서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에 따라 관리단집회의 결의 등을 거쳐 관리단이 직접 또는 타인에게 위임하여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뿐이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 각 토지의 과반수 지분권자라 하더라도 민법 제265조를 근거로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각 건물 철거 및 이 사건 각 토지의 인도를 구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 원고들과 피고들이 공유하는 이 사건 각 토지의 사용ㆍ수익ㆍ관리를 둘러싼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의 대지 이용관계에는 공유물에 관한 민법의 일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집합건물법상 대지사용권자인 원고들과 민법상 공유자인 피고들 사이의 대지 이용관계에 집합건물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공유물의 관리행위에 관한 민법 제265조에 근거한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의 판단은 이 점에서 잘못되었다.”고 설시한 후,

“일반건물의 소유자들(피고)가 이 사건 일반건물의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한 이상 원고들(집합건물 소유자들)이 이 사건 각 토지 공유자들의 일부인 피고들에게 이 사건 각 건물을 철거하게 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유물인 대지의 변경에 해당한다. 이러한 공유물의 변경은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할 수 있는데 원고들이 피고들의 동의를 얻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건물의 철거가 공유물인 대지의 변경이 아닌 관리행위에 불과하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원심의 이유 설시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집합건물법 제19조, 제16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부분이 있으나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결론은 정당하므로, 그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하여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한 필지의 대지 위에 존재하는 집합건물과 일반건물 소유자들의 대지 이용관계는 공유물에 관한 민법의 일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하고, 일반건물의 철거 및 토지의 인도를 구하는 것은 공유물의 관리행위가 아닌 변경행위이므로,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데(민법 제264조), 피고들(일반건물 소유자들)의 동의 없이 원고들이 일방적으로 이를 철거하거나 인도를 구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한 필지의 대지 위에 집합건물과 일반건물이 공존하는 특별한 케이스였고,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집합건물의 소유자들은 일반건물을 철거하고 싶어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집합건물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더라도(대지 지분의 과반수 이상), 일방적으로 대지의 소수지분권자인 일반 건물의 소유자들의 건물을 철거하고, 그 토지를 인도하게 하는 것은 ‘공유물(대지)’의 변경행위로서 부당합니다. 대법원은 이와 같은 점을 지적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타당하며, 위와 같은 경우 집합건물법이 아닌 공유물에 관한 민법의 일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