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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교통사고] 판례평석-대법원 2024. 6. 20 선고 2022도12175 전원합의체 판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판결요지※

진로변경을 금지하는 안전표지인 백색실선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하 ‘교통사고처리법’이라 한다) 제3조 제2항 단서 제1호(이하 ‘단서 제1호’라 한다)에서 정하고 있는 ‘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를 침범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에 대하여는 교통사고처리법 제3조 제2항 본문의 반의사불벌죄 규정 및 제4조 제1항의 종합보험 가입특례 규정(이하 위 각 규정을 합하여 ‘처벌특례’라 한다)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도로교통법 제14조 제5항에 따라 통행하고 있는 차의 진로변경을 금지하는 안전표지인 백색실선이 단서 제1호에서 규정하는 ‘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4도1196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판례평석※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따르면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의 죄를 범한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면서도(동법 제3조 제1항), 흔히 말하는 12대 중과실(동법 제3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지 않으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고(동법 제3조 제2항 본문, 반의사불벌죄), 보험 등에 가입된 경우에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공소 제기된 경우에는 공소기각판결). 쉽게 말해서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 피해자와 합의가 되거나 자동차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형사처벌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사고가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운전자의 형사처벌과 직결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사건 개요는 아래와 같습니다.

피고인은 2021. 7. 9. 승용차를 운전하여 편도 4차로 도로의 1차로를 진행하다가 진로변경을 제한하는 안전표지인 백색실선이 설치되어 있어 진로를 변경하지 아니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1차로에서 2차로로 진로를 변경하였다. 당시 2차로를 따라 진행하던 개인택시의 운전자가 추돌을 피하기 위해 갑자기 정지하였고, 이로 인하여 택시 승객인 피해자가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었다.

위 사건의 원심은 진로변경을 제한하는 안전표지인 백색실선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1호의 ‘통행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를 위반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공소를 기각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며, 대법원 또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여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하였습니다.

대법원은 백색실선은 차의 진로변경을 제한하는 것을 표시하는 안전표지일 뿐 통행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가 아니며, 진로변경금지 위반을 통행금지 위반으로 보아 단서 제1호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해석을 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백색실선 침범의 교통사고의 경우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보험에 가입된 경우에는 형사처벌 되지 않습니다.

위와 같은 대법원 전원합의체판결은 백색실선을 침범하여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12대 중과실에서 배제하여 형사처벌의 공백을 초래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다만 형벌에 관한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고, 진로변경의 제한과 통행금지의 위반은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에서 서로 다르므로, 이를 동일하게 처벌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은 타당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전원합의체판결의 의미가 결코 백색실선을 침범해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